'미아리 텍사스촌'과 '청량리588' 등 서울의 집창촌에 초고층빌딩과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이들 지역은 재개발 계획이 속속 확정되면서 첨단 업무 및 고급 주거단지로의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집창촌에 들어설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들은 대부분 역세권에 자리잡고 있어 지역 내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11일 제26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성매매 업소 밀집지역인 성북구 하월곡동 88-142 일대(5만5196㎡) '신월곡 제1 도시환경정비구역'에 대한 사업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곳에 밀집한 기존 성매매 업소들은 모두 철거되고 최고 39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 9개 동과 아파트 1192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성북구 관계자는 "인근 월곡 2구역에는 이미 동일하이빌이 지상 36층짜리 아파트 4개동,440가구를 공급하고 있다"며 "신월곡 1구역의 개발이 끝나면 미아리 텍사스촌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용산역 앞 집창촌 개발도 착착 진행 중이다. 용산구 한강로2가 342와 291 일대 '용산역 전면 제2~3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에는 지하 9층~지상 35층 및 38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2개 동(2구역)과 지하 9층~지상 40층의 주상복합 건물 1개 동(3구역)이 건립된다. 2구역에는 아파트 130가구와 판매.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3구역에도 아파트 194가구와 업무시설 등이 지어진다. 용산구 관계자는 "현재 세입자에 대한 이주비 보상을 위해 감정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초 착공해 2012년께 준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동 텍사스촌'도 최근 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마치고 이달로 예정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천호뉴타운 내 천호1구역(예정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이곳에는 재래시장 3곳과 공영주차장 등을 묶어 총 3만8616㎡의 땅에 40층 이하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는다는 방침이다.

'청량리 588'(동대문구 전농동 588)은 지난 4월 도로 개설 사업을 위해 우선적으로 집창촌 건물(총 78개동) 20여개 동을 철거했다. 동대문구는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이 지역을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내년 초 정비구역 지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영등포역 앞 집창촌의 경우 영등포지역 부도심권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여 2002년 기본계획이 수립됐으나 토지주와 세입자,성매매업소 업주 등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정비구역 지정이 늦어지고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초대형 유통 복합단지로 개발 중인 '타임스퀘어(경방 부지)'와 발맞춰 이곳을 패션 거리로 개발한다는 기본구상을 갖고 있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경찰이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는 동대문구 장안동 집창촌의 경우 개발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이곳은 주거용지와 상업용지가 뒤섞인 지역으로 아직까지 특별한 재정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