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통신요금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보고서를 하나 내놓았다.

27개 EU 회원국의 평균 이동전화 요금이 2007년 한 해만 14% 인하됐다는 내용이다.

유럽을 하나의 통신 시장으로 묶어 국경 없는 경쟁을 활성화한 것이 성공 배경이다.

경쟁활성화를 통해 요금을 낮추겠다고 선언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19일 내놓은 '유럽 통신 시장 2007 보고서'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통신 요금이다.

지난해 한 해 EU 회원국의 이동전화 요금이 14% 내려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음성통화 사용량이 중간 정도인 사람을 기준으로 EU 회원국의 한 달 평균 음성통화 요금은 2006년 29.4유로에서 2007년 25.2유로로 14%가량 낮아졌다.

EU 측은 요금인하 요인으로 이동통신 사업자 간 국경 없는 경쟁이 활성화된 점을 꼽았다.

여러 가지 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과 인터넷전화 보급이 활성화된 것도 요금을 낮출 수 있었던 배경이다.

2007년 한 해 EU 회원국 내 전체 가구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상품을 하나의 고지서로 처리하는 결합상품에 가입한 가구가 29%에 달했다.

이제 막 결합상품이 보급된 한국과 비교하면 경쟁이 매우 활성화된 셈이다.

유선전화 전체 통화량 중 저렴한 인터넷전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인터넷 전화 비중은 프랑스 14%,오스트리아 6.3%,슬로베니아 5.6% 등으로 도입기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이었다.

요금이 떨어졌음에도 광대역 초고속인터넷망을 중심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은 크게 늘어났다.

27개 회원국에서 광대역 인터넷망 가입자가 하루 평균 5만가구,지난 한 해만 1900만가구가 증가했다.

비비안 레딩 EU 미디어ㆍ통신담당 집행위원은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핀란드 등 4개 회원국은 브로드 밴드 확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8개 회원국이 광대역 인터넷망 보급에서 미국과 일본을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지난해 무선데이터 통화료를 30% 인하했으며 올초에는 문자메시지(SMS) 요금을 30원에서 20원으로 33.3% 내렸다.

SK텔레콤의 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시한 망내 할인요금 상품도 월 평균 5484원을 할인,평균 음성통화 요금 대비 20% 인하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