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사측에 교섭 계속 요구" vs 사측 "노조가 대화 의지 없다"

이랜드 노조의 서울 홈에버 월드컵점 농성이 13일 2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이날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랜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문화연대, 한국사회진보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교수 모임, 민가협,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전국여성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130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홈에버 월드컵점에서 `뉴코아-이랜드 유통서비스 비정규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공대위는 출범식에서 "악덕 기업은 시민들이 응징한다는 걸 보여주겠다"면서 "공대위에 참여한 단체들이 연대해 이랜드 계열사의 주요 매장에서 선전전을 열어 투쟁을 알리고 전국적으로 이랜드 상품의 불매운동에 나선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사회 원로 등 각계 인사 1천명을 모아 선언문을 발표하고 길거리에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는 한편 이랜드 사태의 본질을 알리고 해결책을 찾는다는 취지로 내주 공청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시민단체들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기업의 노사 문제를 두고 다른 단체들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가 대화를 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겠지만 일단 자제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시위대 진입 등을 우려해 영업을 중단했던 홈에버 목동점, 방학점 등 4개 매장은 당일 오후 8시께 매장을 다시 열었고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0명 정도만 눈에 띄어도 바로 문을 닫고 직원들과 접촉 자체를 차단하려고 하는 과잉방어"라고 말했지만 사측은 "분산돼 있다가 갑자기 들어오면 고객들과 충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다.

오늘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랜드 노사는 지난 10일 교섭이 결렬된 뒤 아직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홈에버 월드컵점은 14일째, 뉴코아 강남점은 6일째 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공문을 통해 교섭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답변이 없다"고 말했고 사측은 "우리는 대화준비가 돼 있지만 노조가 기본적으로 교섭을 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