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가 다른 학교보다 먼저 중국 베이징대에 들어오게 된 것은 매우 '러키(Lucky)'한 일입니다." 베이징대 캠퍼스에서 만난 제이슨 페이턴트 스탠퍼드대 베이징대 프로그램 총괄 디렉터는 "베이징대에 사무실을 개설하는 것은 미국 명문대라도 쉽지 않다"며 "건물 운영비 등 대부분의 비용을 현지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여기에선 사무실임대료 전기세 수도세 등 모두를 우리가 부담한다"고 말한다.

대학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베이징 쉐위안루(學院路)에 있는 베이징대.아시아 최고 명문(영국 더 타임스 2006년 평가 기준 세계 14위)이란 평가를 받지만 시설이나 환경은 엉망이다.

강의동 중 일부는 테라스가 무너져 있고 인근 주민들이 캠퍼스 내에서 도박판을 벌이는 모습도 생소하지 않다.

세계 명문대학들은 이런 베이징대에 사무실 하나 내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인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자 각국 학생들이 중국으로 유학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페이턴트 디렉터는 "베이징대에 분교 개설을 희망하거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외국 대학이 100여곳에 달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대를 찾는 학생들은 중국 관련 직업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교환학생 자격으로 베이징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페드로 엔젤 마르티네스(22·미국 콜게이트대)는 "상하이에서 직업을 구하고 싶어 베이징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했다"며 "중국에서의 유학 경험이 중국 관련 직업을 잡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중국 유학을 추진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학들은 거세게 불고 있는 '중국 붐'이 한국의 해외 명문대학 유치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연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한국의 대학은 해외 대학 유치 매력이 중국 베이징대보다 훨씬 적은 만큼 국가 차원의 강력한 지원 대책이 있어야 몇 곳의 명문대나마 한국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