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F의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3세대 이동통신 요금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한쪽이 요금을 내리면 다른쪽이 더 낮은 요금을 내놓는 식이다.

KTF는 1일 3세대 서비스 '쇼(SHOW)'의 영상통화 요금을 10초당 36원에서 30원으로 낮췄다. 지난달 전국 서비스 개시와 함께 100원이던 요금을 36원으로 내린 지 한 달 만에 다시 인하한 것. 기본료 부담을 최대 40% 줄인 영상통화 전용 상품도 2종 내놓았다. '쇼 영상 라이트'와 '스페셜' 요금제는 각각 월 기본료 5000원과 1만3000원에 40분과 120분까지 영상통화를 무료 제공한다.

KTF가 영상통화 요금을 내린 것은 SK텔레콤과 요금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최근 10초당 120원인 영상통화 요금을 KTF보다 낮은 30원으로 인하했다.

SK텔레콤은 멀티미디어메시지(MMS) 요금도 파격적으로 인하했다. 지난 1일 MMS 문자요금을 50원에서 30원으로 내린 것은 물론 MMS 사진·동영상 요금도 첨부파일 개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100원만 받기로 했다. 종래는 첨부파일 1개당 200원(사진),400원(동영상)이었으니 할인폭은 최대 75%에 달한다. 30원에 1000자까지 보내는 '1000자 문자'를 내놓고 선점효과를 노렸던 KTF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KTF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MMS 요금인하를 검토 중이다. 현재는 MMS 사진·동영상 요금을 용량에 따라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는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파악하기 어렵다. KTF 관계자는 "MMS 요금체계를 건당 과금방식으로 바꾸고 고객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요금인하는 정보통신부 인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후발사업자가 주도했다. KTF나 LG텔레콤 요금이 SK텔레콤보다 싼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3세대 서비스에서는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KTF 관계자는 "MMS 요금을 빼면 월 기본료와 음성통화료,무선인터넷 동영상요금 등에서 KTF가 싸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경쟁사의 요금 수준을 보며 유연한 요금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앞으로 요금이 더 떨어질 수 있다. KTF는 이달 초 무선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요금을 패킷(512바이트)당 0.45원으로 50% 내렸고 출근시간대 무선데이터 요금도 절반으로 낮췄다. KTF는 과금 단위를 10초에서 1초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