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쓰는 물건들은 과감히 버리세요. 3년 동안 쓰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사용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집안을 넓게 쓰기 위한 첫 작업은 '장소만 차지한 채 잠들어 있는 물건을 우선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집을 넓게 쓸 수 있는 방법'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더 버려라,지저분한 공간은 살짝 가려라,곳곳에 수납공간을 만들어라, 짙은 색을 칠하라'가 핵심이다.

이를 잘 지켜 실행에 옮겨보면 놀랄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과감히 버려라

퇴출대상 1순위는 덩치 큰 가구다.

침대가 오래됐다면 메트리스만 남겨놓자.시야가 탁 트이고 방이 한층 넓어 보일 것이다.

침대를 완전히 버리기 아깝다면 무겁고 커다란 침대 헤드를 떼어내도 한가지 방법이다.

가구가 벽을 많이 가리고 있으면 집안이 답답하고 좁아 보인다.

속이 빈 침대 옆 서랍장은 유리로 만든 소형 받침대로 바꿔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실평수 10~20평대 집이라면 기존의 커다란 소파도 교체 내지는 변경대상이다.

쿠션과 방석 이용을 고려할 만 하다.

굳이 소파를 놓고 싶다면 높이가 낮고 단순하면서 밝은 색상이 어울린다.

주방의 식탁도 정리 대상이다.

LG화학 지인(Z:IN) 송현희 디자이너는 "일반 식탁보다 폭이 좁은 아일랜드형 식탁과 등받이 없는 의자를 놓으면 공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며 "아일랜드형 식탁은 하단에 수납장도 마련돼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지저분한 곳은 가려라

좁고 지저분한 공간은 일단 가리는 게 상책이다.

작은 집 주방은 냉장고 등 가전집기로 빽빽이 채워지게 마련이다.

거실과 주방 경계 천장에 블라인드를 설치하면 거실만의 공간감이 살아난다.

주의할 점은 블라인드가 두 공간을 완전히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분의 1이상은 보이도록 가렸다는 시늉만 내면 된다.

주방이 살짝살짝 보이면 원근감이 느껴지면서 거실이 커 보인다.

블라인드는 발코니 천장에도 달아볼 만하다.

창문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을 가리면 외부 조망과 거리감이 강조돼 내부 공간이 강조된다.

◆수납공간 곳곳에

침대·장농·소파·침대·에어컨·책상 주변은 공간활용도가 낮게 마련인데 쓰기에 따라 좋은 수납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침대 뒷 벽을 수납장으로 짜볼 만하다.

벽면 전체를 짜도 인테리어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다.

다만 깊이는 제약이 있다.

베개 폭의 절반이 넘으면 침대에 누웠을 때 불안한 느낌이 든다.

침대 아래가 비어 있다면 당장이라도 사물함을 두어야 한다.

장롱 위에 사물함을 올려 둘 때는 장롱색과 같은 색이 무난하다.

장롱 옆 자투리에 수납장을 짜기도 하는데 깊이가 깊은 만큼 수납공간 사이의 높이가 너무 낮지 않게 해야 한다.

붙박이 장은 벽면 전체를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깔끔한 외관 연출이 가능해 좁은 집에서는 적극 권장이다.

의자 책상 받침대 등은 접이식을 사용하면 안 쓸 때 치워두기 편하다.

◆짙은 색을 칠하라

밝은 색이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소형 평형 주택은 벽지와 가구,커튼 등을 흰색계열로 처리하고 줄무늬나 체크무늬로 변화를 준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4개 벽면 중에 한 면을 채도가 낮은 색으로 칠하면 공간감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침실 한 쪽 벽이 짙은 녹색이라고 상상해보면 깊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나무 숲을 담은 대형 사진을 걸어놨을 때 집이 넓어보이는 것도 비슷한 연유다.

장롱 옆 자투리 공간에만 어두운 색을 칠해도 괜찮다.

거울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거울은 착시효과를 통해 집을 더욱 넓게 보이게 한다.

특히 좁은 공간에 제격이다.

복도뿐만 아니라 현관이나 방과 방사이에 설치하면 만족할 만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

소파를 대신할 대형 방석과 쿠션(2개)은 6만~30만원 선이다.

폴리에스터와 면의 혼방재질인 방석의 크기는 100cm X 180cm 정도가 좋다.

블라인드는 폭 95cm,길이 170cm 안팎이 일반적인 크기다.

가격은 재질에 따라 1만2000~3만7000원 선이다.

수납장은 합판재질의 경우 자신이 직접 조립(깊이 23cm X 넓이 80cm X 높이 100cm)하면 5만5000원대부터 구입(인터넷 쇼핑몰)이 가능하다.

주문제작은 나무 재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일반적으로 쓰이는 해송의 경우 30cm(깊이) X 1m(넓이) X 1m(높이)짜리는 15만원(선반 3개 포함) 선이다.

거울은 5mm X 30cm X 30cm를 한 평이라고 부르며 원가가 2000원 선이다.

설치비는 평당 2000원.보통 1m 넓이의 통유리를 설치하려면 노임 포함,11만~12만원 정도가 든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