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미국 코네티컷주 민주당 상원 예비선거에서 내가 승리한 것은 민주당의 조종(弔鐘)인 동시에 부활을 알리는 신호이다.

내가 3선의 현역 상원의원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번 선거의 경쟁자였던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힘을 실어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국력을 약화시켰다는 확신을 갖고 선거에 나서 승리했다.

미국은 외국 에너지와 자본에 더욱 의존하게 돼 경제적인 파워가 약화됐다.

국가안보도 약해졌다.

많은 비용이 들고 비생산적인 이라크 전쟁에 뛰어들면서 진짜 테러와의 전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확신을 갖게 된데는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이 큰 힘이 됐다.

나는 지난 1984년 은행대출을 받아 캠퍼스 텔레비디오라는 회사를 세운 이후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이 경험은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기업인들은 회사의 이익과 손실을 보여주는 결산표의 마지막 행(bottom line)을 중시한다. 그만큼 손익 계산이 빠르다는 얘기다. 코네티컷주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부시 정권이 국가 재정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심판을 내렸다.

무책임한 예산정책이 연방 재정적자를 연간 3000억달러가 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정부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전쟁에 매일 2억5000만달러씩을 쏟아붓고 있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을 정부가 낭비하지 않고 현명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

기업인들은 실용주의적이다.

자동차가 벼랑 끝을 향해 달리고 있을 때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다.

이라크에서 끝까지 버티는 전략은 승리를 위한 전략이 아니다.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극단적인 것도,무력한 것도 아니란 얘기다.

오히려 국가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어떻게 방향을 수정해야 이 나라가 더욱 강력해질 것인가.

미국은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고 다른 국가들을 존중해야 한다.

또 의회 9·11위원회의 권고를 실행해야 하고 항구 공항 핵시설 대중교통 등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올바른 판단은 훌륭한 통치의 전제조건이다.

미국은 지도자의 판단력과 역사적 시각이 부족해 이라크 전쟁에서 수렁에 빠졌고 테러와의 전쟁에서 무력해졌다.

코네티컷주 유권자들이 이번에 보여준 것은 부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만들어진 악몽같은 재정적자와 전쟁에 반대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실용주의와 현실,낙천주의,희망 등에 근거를 두고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때까지 우리(민주당)는 이런 이상과 가치를 강조할 것이다.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이 글은 지난 8일 미국 코네티컷주 민주당 상원 예비선거에서 이라크 전쟁을 강력히 지지해온 민주당의 거물 리버먼 상원의원을 이긴 네드 라몬트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The Democrats Mean Business'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