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로또'라고 불리는 판교신도시 아파트 청약 당첨자가 4일 발표되면서 모델하우스도 일제히 공개됐다.

각 건설사들은 이날 오후 모델하우스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당첨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현장을 방문하자 오전 10시께부터 모델하우스 입장을 허용했다.

이날이 평일이고 당첨자에 한해 모델하우스 입장이 허용되면서 실제 방문객들은 많지 않았다.

또 당첨자 명단이 실린 인터넷 홈페이지가 다운되면서 모델하우스를 직접 찾아 당첨여부를 확인하는 청약자들이 있는가 하면 낙첨자 가운데서도 판교 아파트 내부를 직접 보고 싶다며 방문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당첨자들은 내부구조와 마감재 등에 대체로 만족하면서도 높은 분양대금과 임대보증금 마련에 걱정하는 표정이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오리역 주변에 마련된 풍성주택과 한림건설 모델하우스에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3-4명이 찾아와 대기하다 당첨을 확인하고 모델하우스를 둘러봤다.

2천73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풍성주택 33평형에 당첨된 이모(69.성남시 태평동)씨는 "20여년간 전세를 살다 이제 내집을 마련하게 됐다"며 "경쟁률이 높아 설마했는데 당첨됐다"고 기뻐했다.

같은 아파트에 당첨된 전모(43.성남시 성남동)씨는 "주변에서 축하전화가 걸려오긴 하는데 8천만원에 이르는 계약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이라며 "앞으로 10년간 팔 수도 없다니 어떻게 해서든 분양대금을 마련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국가유공자 특별분양으로 한림아파트 34평형에 입주하는 김모(54.성남시 정자동)씨는 "다섯 가족이 떨어져 살았는데 이제 한데 모여 살 수 있게 돼 좋다"며 "발코니를 확정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집이 넓고 좋다"고 기뻐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주택전시관에 마련된 임대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당첨자들은 높은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때문에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모아건설 32평형 임대아파트에 당첨된 최모(72.서울시 신길동)씨는 "판교에 세들어 살다가 이주해 지금도 월세로 살고 있는데 임대보증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최씨는 "계약금 2천400만원은 어떻게든 마련하고 중도금을 대출받는다 해도 대출이자를 어떻게 갚을지, 월세 59만원을 무슨수로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체 당첨자의 85%가 무주택자이기 때문에 분양대금을 마련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제2금융권 등에서 대출상품이 나오고 있어 대부분 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풍성주택 이태석 소장은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당첨자 대부분이 발코니 확장 등 내부구조와 마감재에 만족하고 있다"며 "휴일인 5일부터 더 많은 당첨자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양아파트 당첨자들은 4일 이후 10년간 주택청약을 받을 수 없으며 임대주택 당첨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5년간 1순위 청약대상에서 제외된다.

건설교통부는 이날부터 성남시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분양권 전매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