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연구실의 곰팡이 오염사고가 맞춤형 줄기세포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9일 줄기세포 6개가 갑작스런 곰팡이 오염사고로 사멸됐다는 황 교수의 공식 발표로 줄기세포의 실체적 존재 여부 자체가 초점으로 부상한 데다 사고 당시 공식채널을 거치지 않은 황 교수의 `이상한 보고'와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등으로 사태가 `정부 책임론'으로까지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곰팡이 오염사고는 통상적으로 배양액을 교환하거나 배아줄기세포를 떼어내는 순간에 연구원의 손 등에 묻어있던 곰팡이균이 들어가 발생하는 것으로 모든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포배양 등에 미숙한 초보 연구원들의 부주의 등으로 간혹 발생할 수 있지만 일각의 주장처럼 흔히 발생하는 사고는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지원하는 줄기세포 연구 프로젝트의 중요성과 황 교수 연구팀의 전문성을 감안할 경우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로 비쳐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서울대 본관과 가건물 실험실이 똑같은 시기에 곰팡이 오염사고가 발생한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하려면 곰팡이균에 오염된 동일한 배양약을 같은 시기에 다른 곳으로 옮기는 상황이 발생해야 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면 오염사고에 대비, 2∼3계대에서 냉동보관을 위한 `스톡(Stock)'을 만들어 둬야 하는 일반적인 관행이 무시된 부분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핵심 국가 연구사업인 데다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 게재를 염두에 둔 중대 프로젝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또 이처럼 중대한 사고를 해당 프로젝트의 예산을 지원하는 과학기술부를 제쳐두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게만 구두보고하고, 이어 며칠뒤에 오 명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에게도 역시 `연구실 일부 오염사고' 로 사고 소식을 구두 보고한 대목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각고의 노력과 관심끝에 제대로 배양된 줄기세포가 곰팡이 오염으로 모두 소멸된 심각한 상황을 감안할 경우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이와 함께 심각한 사고를 보고받은 박 보좌관의 대응도 간단하기 이를 데 없는 조치로 비쳐지고 있다. 서울대 생명공학연구동이 완성되기 전까지 (실험실) 대체 공간을 찾는데 협조했고, 이후 황 교수측에서 서울대 내에 대체공간을 마련했으며 오염방지 시설이 어떤지 점검을 위해 직접 방문한 게 후속대책의 전부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