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내년에 신규설비 및 사업 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확대(擴大)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한상의가 수도권 소재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주요기업의 2006년도 투자계획'에 따르면 전체의 27.9%가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삼성이 2010년까지 5년 동안 R&D 분야에 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이 내년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설비의 개ㆍ보수 등 현상유지보다는 신규 설비나 신규 사업,신상품 개발 등 공격적인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한마디로 내년도 경제상황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기업들이 보수적 투자에서 탈피,성장발판 마련을 위한 투자로 선회하고 있는 양상이다. 사실 투자부진 문제는 그동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최대 현안이었음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일자리가 창출(創出)되지 못하고 소비가 회복되지 못했음은 물론 경제가 장기간 침체(沈滯)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기업들의 내년도 투자 계획이 과연 당초 목표대로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고유가와 세계적인 인플레 조짐 등 국내외 요인들로 인해 경기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내년도 투자의 최대 걸림돌로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꼽고 있는 만큼 투자 회복을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수도권 내 8개 첨단(尖端) 업종의 국내 대기업 공장에 대한 신ㆍ증설이 허용됐지만 아직도 여전히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투자규제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기업들이 투자 마인드를 회복하고 설비투자에 본격 나설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근래 들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를 더욱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나가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