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내년에 신규설비 및 사업 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삼성이 앞으로 5년 동안 R&D 분야에 지난 5년간 투자규모의 2배에 육박하는 47조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하는가 하면,대한상의 조사결과에서도 수도권 소재 300개 기업의 27.9%가 내년에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이 앞장서 투자의 물꼬를 트고,수도권의 주요 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여간 다행(多幸)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기존 설비의 개ㆍ보수보다는 신규 설비를 확충(擴充)하고,대규모 연구인력을 채용하는 데 투자의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하다. 실제로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연구인력을 매년 6000명씩 추가로 채용하고,세계 1위 제품을 현재 21개에서 2010년까지 50개로 크게 늘리기로 했으며 수도권 기업의 경우 35.4%가 신규 설비에, 32.3%는 신규 사업에 각각 투자의 중점을 두겠다고 응답했다.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투자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무엇보다도 설비투자가 제대로 이뤄져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살아날 수 있으며 미래 성장동력도 확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중 설비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2.0%가 줄어드는 등 국내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투자 마인드 또한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수도권 내 8개 첨단 업종의 국내 대기업 공장에 대한 신ㆍ증설 허용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여전히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유가와 세계적인 인플레 조짐 등 국내외 여건들로 인해 경기회복 여부 또한 불투명(不透明)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기업들이 투자 마인드를 회복하고 설비투자에 본격 나설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규제를 완화하면 기업투자가 늘고 따라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