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분 < KEDI 평생교육센터 소장 jblee@kedi.re.kr > 아이를 돌봐주시는 어머니가 다쳐 휴가를 내야만 하는 여직원이 집안일보다도 처리해야 할 업무를 걱정하는 모습에 마음이 찡하다. 사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직장 여성치고 육아 문제로 고민하고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일하는 동안 어린 아이를 맘 놓고 맡아 줄 곳이 마땅치 않아 가슴앓이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며, 또한 유치원이나 학교수업 후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방과 후 지도를 할 수 없어 속 태워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나마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직장을 다니거나 부부가 함께 일을 하여 육아 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덜한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딱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고,홀로 가정경제를 꾸려가야 하는 여성의 경우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아이는 어찌 돌보아야 할까? 스웨덴은 보육과 유아교육이 아주 잘된 나라로 꼽힌다. 그리고 스웨덴의 보육과 교육은 여성인력 육성과 맥을 같이 한다. 70년대 초 노동력 부족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필요했던 시기가 있었는데,스웨덴에서는 이를 위해 '부모에게는 직장을 다닐 수 있게,아이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두 가지를 유치원 교육의 목표로 삼았다. 실제 교육법으로 부모가 밤에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지방정부로 하여금 이를 위한 시설을 만들도록 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여성경제활동 참가율 80%와 함께 출산율 1.6(OECD 평균)을 유지하게 됐다. 현재 보육과 교육이 분리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스웨덴에는 보육원이라는 것이 없이 하나의 유치원 제도만 있다. 보육과 교육이 어우러져 말그대로 에듀케어(educare)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나 어머니의 입장에서 볼 때 보육과 교육은 서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보육보다 교육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하나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을 뿐이다. 즉 유치원 시기에 비해 그 비중이 작다할 지라도 초등학교 시기 역시 보육은 필요하다. 학교에서 방과 후 부모대신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이 바로 그 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수혜자의 입장에서 볼 때,스웨덴의 보육-교육에 대한 통합적 사고는 최근 유아와 보육,방과 후 교육에 관한 묘안을 찾고 있는 우리나라 유치원,초등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인 1.16이다. 지금 저출산 문제가 국가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단기적인 출산장려운동 캠페인도 좋지만 부모 특히,보육과 교육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생애 교육의 시초인 유아교육에서부터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