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자'에게 세금을 무겁게 매기는 종합부동산세(약칭 종부세)를 놓고 여야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종부세 대상과 부담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반대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어 올 정기국회에서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종부세 과세대상 확대 추진=문석호 제3정조위원장은 8일 "현 종부세법은 당초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비해 크게 완화돼 있다는 게 당정의 기본인식"이라며 "보유세를 강화하되,거래세는 낮춘다는 원칙에 따라 법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혜영 정책위의장도 "현 종부세법은 작년 말 국회 통과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반대로 캡(상한선)이 씌워진 낮은 수준의 법"이라며 개정의사를 공식화했다. 정부가 당초 마련한 법안은 종부세 부과대상을 주택의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 6억원 초과,세부담증가 상한선을 100%로 잡았다. 그러나 당정협의와 국회 통과 과정에서 부과대상은 9억원,세부담증가 상한선은 50%로 각각 완화됐다. 열린우리당은 정부 원안에 근접한 6억~7억원 수준으로 과세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민주노동당은 종부세 과세기준을 6억원 미만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여당과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서는 조세저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행도 안해본 법을 다시 고쳐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한나라,"1가구 1주택 서민 부담증가는 안돼"=한나라당은 종부세 대상과 기준을 완화하자는 입장이다. 중과세를 통해 투기를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차원에서다. 이혜훈 제4정조위원장은 최근 1가구 1주택 보유자를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이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가격 문제로만 접근해 투기 목적과 관계 없는 1가구1주택 소유자들까지 지나친 세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종구 제3정조위원장은 종합소득 3600만원 이하인 60세 이상 거주자가 보유한 주택공시가격 15억원(주택분 재산세의 과세표준 7억5000만원) 이하 1가구 1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전액 감면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아직 한나라당의 당론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부동산대책특위에서 그동안 논의한 결과를 정리해 오는 11일 당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힌 데다 여야도 이를 적극 검토키로 해 분양원가 공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투기 이익을 봉쇄하고 환수한다는 차원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그 유효수단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공공 부문이 공급하는 주택에 대해선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민간 부문은 추후 논의할 방침이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