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코(雅子) 일본 황태자비가 지난 1월 이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사코는 이날 남편인 나루히토(德人) 황태자와 함께 도쿄에서 열린 유니세프(UNICEF) 행사장에 참석했으나 두 사람 모두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미국 하버드대학 출신이자 전직 외교관인 마사코는 93년 나루히토 황태자와 결혼한 이후 아들을 출산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우울증 등의 증세에 시달려 왔다. 특히 그녀는 지난 1월 2일 일반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황궁 동쪽 뜰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등 사실상 1년이 넘도록 은둔생활을 해 왔다. 나루히토와 마사코 사이에는 아이코(愛子.3) 공주가 있으나 현재 황실 규정상 천황 자리는 남성만이 물려받을 수 있다. 앞서 나루히토 황태자는 지난해 5월 "황실 안에 황태자비의 경력과 인격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해 일본 내에서 여성천황 허용여부에 대한 논란을 유발한 바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2천600여년간 계속돼온 남성천황 제도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일본인 절반 이상이 여성천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