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오세티야의 학교 인질사건에 고려인이개입됐다는 주장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인질사건을 조사중인 북오세티야 당국은 당초 고려인으로 알았던 인질범이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 계통이라고 밝힌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모스크바 주재 한국 대사관도 이같은 소식을 비공식 경로를 통해 들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인질범에 고려인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알려지자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이번 고려인 개입 의혹은 지난 6일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북카프카즈 대검 차장이 "인질범 가운데 체첸인, 타타르, 카자흐, 카레예츠(한국인.고려인)가 포함돼있다"고 발언하면서 비롯됐다. 프리딘스키가 더 이상의 설명도 없이 '카레예츠'라고만 언급하자 러시아에 사는한국인들은 도대체 카레예츠가 한국인, 북한인, 고려인 등 누구를 지칭하는지를 놓고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은 하루만에 검찰측 실수로 인한 단순한 해프닝이었음이 드러났다. 북오세티야 내무부가 인질범 가운데 고려인이 포함됐다는 프리딘스키 대검 차장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북오세티야 내무부는 "아마 프리딘스키가 착각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내무부측은 프리딘스키가 말한 체첸, 타타르, 카자흐는 언급하지 않은채고려인만을 지목해 인질범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프리딘스키는 동아시아 사람의 외모로 보이는 인질범 시신 1구를 그냥 외관으로만 확인한 채 카레예츠라고 언론에 발표했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 민족간 갈등으로 시끄러운 러시아 연방에서는 특정 민족을 비하할 여지가 있는발언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한 사람의 행동이 그 민족 전체의 과실로 치부되는다민족 사회에서 경솔한 발언으로 한국(고려)인 전체가 피해를 입을 뻔 한 것이다. 한편 러시아 고려인협회측도 프리딘스키 발언 직후 고려인들에 대한 확인 작업에 들어갔지만 처음부터 용의선상에 있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