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남부 툴라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24일 발생한 여객기 2대 연쇄 추락 사고와 관련, 관계자들은 블랙박스 해독이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고 조사당국은 25일 저녁 2곳의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수습한 블랙박스 4개를 모스크바로 긴급 이송,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한 조사요원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범부처 특별조사위원회는 사고 원인 규명에 필요한 모든 기술적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면서 "그러나 모든 것은 블랙박스기록이 얼마나 온전히 보존돼 있는 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우스티노프 검찰총장은 25일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사고원인을 보고한 자리에서 테러는 물론 인적.기계적 오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흑해(黑海) 연안 휴양지 소치에서 휴가를 즐기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거 모스크바로 돌아온 푸틴 대통령은 앞서 연방보안국(FSB) 등 관계 당국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26일을 희생자 추모의 날로 선포하며 관계 당국의 `정직한' 사고조사 및 보고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고 하루만인 25일 현재 여객기 연쇄 추락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으며, 사고 조사당국은 테러와 기체 결함, 조종사 실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애덤 어럴리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사고에는 많은 의혹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어럴리 대변인은 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 전화를 걸어 기술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선 모든 것이 러시아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오는 29일 체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이 체첸의 분리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는 무장 세력의 테러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체첸 무장 세력측은 테러 혐의를 부인했다.

승객과 승무원 46명을 태운 시비리 항공 소속 투폴례프(Tu)-154 여객기와 43명의 승객 및 승무원이 탑승한 아비아엑스프레스 항공 소속 Tu-134 여객기는 24일 밤4분 간격으로 러시아 서남부 로스토프-나-도누와 툴라에서 각각 추락,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모스크바.워싱턴 로이터.AFP=연합뉴스)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