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상 문제를 놓고 한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카드회사와 가맹점들이 일단 대화를 갖기로 했다.

카드회사와 가맹점을 각각 대표하는 여신금융협회(여신협)와 가맹점단체협의회(가단협)가 오는 20일을 전후해 만나기로 한 것이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수수료 분쟁이 그동안 감정싸움으로 진행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화는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수수료 분쟁의 사정을 잘 아는 카드 및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만남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마디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는 차원에선 의미가 있겠지만 어떤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양쪽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우선 여신협이 제안한 '수수료 원가분석을 통한 적정수수료 산출'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주선했던 일괄협상에서 이미 다뤄졌다는 점이 비관적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카드사들은 그 때 회사의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수수료 원가를 공개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달려들었지만 협상은 결국 결렬됐었다.

때문에 시간이 좀 지났다고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카드사와 가맹점간 수수료 분쟁을 촉발시킨 당사자인 비씨카드와 이마트가 '실력 대결'을 중단하고 직접 협상에 돌입하지 않는 한 협회차원의 주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다.

소비자들은 영문도 모른채 몇몇 가맹점에서 일부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수수료 분쟁이 길어질수록 소비자들의 피해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카드사와 가맹점들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소비자들을 쫓아내지나 않을지 우려돼 하는 얘기다.

송종현 금융부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