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수사 기관들이 3년에 걸쳐 9.11테러 자금을 조사했으나 자금의 출처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22일 발간된 9.11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미국과 해외의 많은 정보기관들은 어느 누구도 테러자금 출처에 대한 결정적인 답을 찾지 못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9.11 공격에 사용된 자금 출처를 찾지 못했다.

9.11 전에 알-카에다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 왔는지는 대략 파악됐으나 자금의 출처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알-카에다의 재정과 오사마 빈 라덴의 재산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밝히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빈 라덴은 알려진 것만큼 큰 부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보는 9.11 공격을 계획하고 자금조달을 맡았던 알-카에다의 전 사령관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그는 테러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 납치범들과 알-카에다는 9.11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약 40만∼50만 달러를 사용했으며 이중 27만 달러 정도가 미국에서 사용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 내에서 납치범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한 사람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외국 정부나 관리들이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는 증거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카에다가 9.11 전 1년 간 사용한 금액은 약 3천만 달러에달하지만 이 돈은 직접 빈 라덴으로부터 나온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또 빈 라덴이 아버지로부터 3억 달러를 상속받은 것을 잘못 알려져 있다며 그가 1970년부터 1994년까지 매년 100만 달러를 받았지만 지하드(성전)에 3억달러를 쓸 만큼의 재산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나마 빈 라덴은 1990년대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그의 가문의 사업 중 빈 라덴의 몫을 매각, 동결한 뒤 사실상 재산이 없어졌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결국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알-카에다의 자금 상당부분이 부패한 이슬람 자선단체와 사우디 등 걸프지역의 부호들로부터 나왔다고 결론지었다.

사우디 정부는 이로써 알-카에다 및 9.11 테러에 관련됐다는 의혹을 벗을 수 있게 됐지만 보고서는 상당한 자금이 사우디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밝혀 9.11테러 연관성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