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됐으나 미군과 이라크 경찰의 전격적인 가택 수색으로 미국에 등을 돌린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과도통치 위원이 이란의 스파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라크 경찰은 20일 찰라비의 가택과 그가 의장으로 있는 이라크국민회의(INC)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찰라비측의 일부 인사들을 체포했으며 체포영장은 사기와 납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최대 15명에게 발부됐다고 연합군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CBS 방송의 `60분' 프로그램 특파원인 레슬리 스탈에게 찰라비가 미국의 기밀정보를 이란에 넘겨준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고 CBS가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스탈 특파원에게 미 행정부의 어떤 인사가 찰라비에게 그처럼 민감한 정보를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도 고강도의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찰라비의 최측근으로 INC의 고위 당직자 중 한명이 이란의 정보보안부(MOIS)에 의해 채용됐으며 봉급도 MOIS로부터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스탈특파원에게 밝혔다. 이날 찰라비의 지지자들은 이번 압수수색이 최근 미국에 대한 비판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찰라비를 위협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때 미국 `네오콘'의 절친한 친구였던 찰라비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양측의 관계가 악화됐다고 전했다. FT는 찰라비의 가택에 대한 급습을 강행한 것은 양측의 뒤틀린 관계가 통상적인 차원을 넘었음을 반증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번 공격을 이라크 경찰이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번 조치로 양측의 공생관계는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고 진단했다. FT는 이어 최근에 양측의 관계가 뒤틀어진 배경에는 찰라비가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의도적으로 미 중앙정부국(CIA)에 흘렸다는 의혹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스위크는 이번 압수수색은 사담 후세인 정권시절에 이뤄진 유엔의 석유-식량 프로그램과 관련해 찰라비가 수백만 달러를 유용한 사건과 관련, 이라크 경찰이 오랫동안 진행해 온 수사의 일환이라고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