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키슬랴크 러시아 외무차관과 존볼턴 미국 국무차관은 20일 모스크바에서 이라크 사태와 북한 핵 문제 등 주요 국제현안을 논의했다. 키슬랴크 차관과 볼턴 차관은 특히 전후 이라크 처리 문제를 중심으로, 대량 살상무기 비확산 문제를 중점 협의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두 사람은 또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이란 핵 문제와 북한 핵 사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복잡한 국제 관계 및 미국 내 사정에도 불구하고 러-미 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양국 우호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또 "러-미 협의 체제는 활발히 발전하고 있으며, 블라디미르푸틴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협력체제는 아직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키슬랴크 차관과 볼턴 차관 간 이번 회담은 러-미 관계가 최근 이라크전과 이란핵 문제, 체첸 사태 등을 놓고 미묘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관리 중 러시아를 가장 자주 찾는 인물인 볼턴 차관은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 재건 사업의 유엔 주도를 끈질기게 요구해온 러시아 입장을 누그러트리기 위해애쓴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 내 유전 개발 사업에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는 러시아는 기득권을 인정받기 위한 밀고당기기를 거듭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