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팔루자에서 발생한 미국인사체 훼손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미국 방송사들은 이 사건 장면이 너무 끔찍하다고 판단, 참혹한 부분을 방영하지 않았다. NBC 야간뉴스의 책임 프로듀서 스티브 카퓨는 그같은 생생한 화면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전쟁 내내 같은 논쟁을 벌여왔다"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아주 혼란스럽고 무시무시하다. 솔직히 말해 이 비열한 행동의 공포를 전달하기 위해 모든 장면을 방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폭스 뉴스는 사체가 훼손되는 참혹한 부분을 제외하고 피살된 미국인 도급업자4명이 탔던 차량이 불타는 장면과 이를 보고 군중이 기뻐하는 장면만을 방영했다. 폭스 뉴스 제작국의 빌 샤인 부책임자는 "우리는 (앞으로) 더 생생한 화면을 방영할 계획이 없다"면서 "우리는 그것이 너무나 끔찍해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CBS는 `이브닝 뉴스'에 생생한 화면의 일부를 방영할 계획이었으나 방송시간에 임박해 결국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짐 머피 책임 프로듀서가 전했다. 미국 국방부와 백악관은 팔루자 사건 비디오화면을 방영하는 문제에 대해 방송사에 어떠한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영국의 채널4뉴스와 프랑스의 LCI-TV, 독일의 ZDF 뉴스 등 주요 서방 방송사들도 편집된 현장 화면을 방송했을 뿐 끔찍한 장면들은 내보내지 않았다. 한편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1일 이라크 경찰간부 후보생 졸업식에 참석, "팔루자에서 일어난 사건은 인간 존엄과 야만 사이에 계속되는 투쟁의극적인 본보기"라면서 "그같은 행위는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팔루자 인근 도로에서 미군의 호송 험비차량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불탔으며 사상자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팔루자 AP.AFP=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