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선을 돌파한 주가는 그 여세를 몰아 2,000선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습니다. 바이어들은 몰려드는데 물건이 없어 선적을 못할 지경이고 경제특구는 해외 투자자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동북아 중심국가로 확실히 자리매김됐고 통일은 바로 눈앞에 다가섰습니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은 대학생들을 입도선매하고 연봉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입니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뉴스들이다. 서양 속담에 좋은 소식은 대문을 크게 두드린다고 하는데 그 대문소리가 1년 내내 쿵쿵 울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밝고 활기찬 뉴스야말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과 어지러운 사회에 복음같은 것이어서 항상 마음을 들뜨게 한다. 좌절과 실망으로 도배질했던 묵은 한해를 훌훌 털어버리고 네티즌들은 새해 어떤 소식을 고대하고 있을까. 지난 연말 NHN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는 4만여명을 대상으로 '새해에 가장 보고 싶은 뉴스'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경제회생이 단연 1위로 꼽혔다. 다음으로는 사회문제로 부각된 취업난을 반영해서인지 일자리가 많아져 취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 싶다고 응답했다. '불법자금 받은 정치인들,불우 이웃에 전액기부'라는 뉴스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응답도 3위에 랭크됐다. 이런 응답들은 바꿔 말하면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우리 생활을 옥죄는 요인이고 ,부패와 이전투구로 얼룩진 정치적 후진성은 좀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경제가 좀 풀린다 싶으면 엉뚱한 사건이 불거져 회생의 발목을 잡고,허울좋은'정치자금'이라는 이름의 부패 실타래는 몸통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등장인물만 바뀔 뿐 판박이 뉴스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절망스런 뉴스를 아무도 원치 않는다. 추악한 모습들을 보는 것도 진절머리가 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경기 눈에 띄게 호전''임금상승률 최고''정치적 이슈 대타결' 참으로 기다려지는 신나는 제목들이다. 이런 뉴스가 이어진다면 정말 신명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