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신예 소설가이자 갱생한 마약중독자 D.B.C. 피어가14일 데뷔작 '버넌 갓 리틀'(Vernon God Little)로 영국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는 피어(42)는 6명의 후보 중에서 선정돼 상금 7만1천유로(한화 9천940만원)인 이 연례 현대소설상을 받았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무역센터 빌딩이 비행기에 폭파되기 불과 1시간 전 출판계약을 맺었던 그의 수상작은 미국 텍사스주 고교생이 학살죄로 재판을 받는 풍자적이야기를 담고 있다. 5인 심사위원회 위원장인 존 캐리 교수는 피어의 소설을 '현대의 미국에 대해공포뿐 아니라 도취감까지 반영하는 블랙 코미디물'이라고 칭송했다. 더럽지만 깨끗하다는 뜻의 약자 필명을 갖고 있는 피어는 자신도 최근 9년 동안마약중독에 빠져있었으며 친구의 집을 팔아 착복하기도 했었다고 시인한 바 있다. 만화가였으며 본명이 핀 레이인 피어는 1961년 호주생으로 멕시코에서 부유한가정에서 자랐다. 그러나 16세 때 아버지가 병석에 눕게 돼 가족과 재산을 꾸려나갈책임을 떠안게 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부커상재단이 지난 12개월간 영연방이나 아일랜드 출신 작가의 작품 중 최우수작에 대해 매년 시상하는 이 상은 35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영어권에서 가장 저명한 문학상의 하나가 돼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