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사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29일 중동에평화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승인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TV방송에 출연, "이 문제는 국가가 결정해야 할 의무이며,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고, 언론도 이에 대해 공개 토론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토론은 진지해야 하며, 극단주의자들의 감정이 개입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이스라엘과 국교가 없고 국민의 이스라엘 여행도 금지돼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분쟁을 겪은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더불어 평화를향해 나아간다면 파키스탄도 대(對) 이스라엘 정책을 재검토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승인 문제는 무샤라프의 생각과 달리 무슬림 강경파들이 많은 파키스탄에서 민감한 문제로, 무샤라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미군 주도의 대 테러전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강경파들로부터 현재 공격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의 대표적 무슬림 강경파 조직인 '연합행동포럼'의 지도자 마울라나 파즐-우르 라흐만은 대통령이 이스라엘 승인을 강행한다면 전국적인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승인하기 위한 길을 열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행동포럼'은 6개 정당으로 구성된 종교 연합체로, 지난해 10월 선거에서많은 의석을 차지했으며, 파키스탄 북서부 성(省)을 통치하고 있고, 미군이 주도한아프가니스탄 작전을 반대했고 탈레반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 AP=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