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은행지점에 '복덕방'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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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들이 부동산공인중개업 영역에 속속 발을 들여놓고 있다.
은행의 프라이빗 뱅커(PB)들이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빌딩 상가 등의 수익률을 가늠해 주는 등 컨설팅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일부 은행은 공인중개사자격증을 소지한 자사 퇴직자가 일선 지점에서 중개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지원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은행 점포에서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 제공
A은행은 공인중개업 자격증을 소지한 자사 퇴직자들이 일선 점포에서 중개업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일부 지점에 공간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이 은행은 이를 위해 최근 사업 설명회도 개최했다.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돕고 고객들에게는 중개업무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서비스까지 한 곳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거미줄처럼 깔린 전국 6백개가량의 점포를 잘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A은행측의 기대다.
◆부동산 컨설팅은 기본업무로 자리잡아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PB고객들에게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이나 토지의 수익률을 분석해주는 부동산 컨설팅 업무는 은행의 기본 업무로 자리매김했다.
은행들은 고객들이 저울질 중인 부동산 물건을 가져오면 자사 PB팀 소속의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을 동원해 고객에게 '의견'을 내주는 식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때로는 부동산정보제공업체와 제휴를 맺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매물을 고객에게 먼저 추천하기도 한다.
"PB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은행들의 부동산컨설팅 업무는 재건축아파트 등 규모가 작은 상품에 대해서는 다소 미흡하지만 빌딩이나 상가 등 덩치가 큰 물건에 대해서는 기존 중개업자들보다 나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존 중개업계와 마찰 우려
은행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부동산 중개업무에 발을 들여놓을 경우 기존 중개업계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중개업계로서는 전문지식과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경쟁자를 만난 셈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고객들의 부동산을 중개해주고 관리까지 대행해주는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도입한 일부 은행이 공인중개업계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행으로서는 일선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담보대출영업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만큼 기존 중개업계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조재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