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실시된 서울 4차 동시분양에서 총 5백87가구 모집에 11만3천여명이 청약해 동시분양 사상 최고의 경쟁률(1백92 대 1)을 기록했던 서울 강남구 도곡 1차 아파트에서 예상 밖의 계약 포기(미분양) 사태가 벌어졌다.


분양권 전매를 노리고 청약에 나섰던 일부 가수요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5ㆍ23 부동산 안정대책' 여파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호가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도곡 1차 시공사인 현대건설 쌍용건설 LG건설 등이 계약을 마감한 결과 전체 물량의 5%에 해당하는 27가구가 미계약됐다.


미계약 물량은 43평형과 33평형 각 1가구와 26평형 25가구다.


지난 99년 이후 강남지역에서 동ㆍ호수에 관계없이 한 단지에서 두자릿수 미분양 물량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업계는 검찰의 불법 전매 단속 의지와 국세청의 계약자 자금 출처 조사 방침 등이 가수요를 몰아낸 것으로 분석했다.


시공 3사 관계자들은 충격적이라며 이번에는 정부 대책이 '약발'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남지역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2~3일 사이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 5층짜리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호가도 최고 2천만원 가량 하락했다.


이마저 매수세가 끊겨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중개업소들은 내다봤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주공 3단지 16평형은 지난 23일 6억7천만원에서 29일 현재 6억5천만원대로 호가가 추락했다.


인근 에덴공인 김성일 대표는 "호가를 2천만원 이상 낮춘 매물이 최근 3개 정도 나왔지만 살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2단지 13평형의 호가도 4억3천만원대에서 4억2천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강동구 고덕동 저층 단지도 큰 평형을 중심으로 호가가 1천만원 가량 떨어졌다.


조성근ㆍ김형호ㆍ송종현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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