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예 공화국수비대의 강력한 저항, 준군사조직`사담 페다인'과 민병대의 배후 공격 등으로 미.영군의 바그다드 진격작전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미 주요 언론이 전날에 이어 31일에도 이라크전 전략을 둘러싼 부시행정부내의 분열상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군 고위 관리들이 이라크에 있는 10만명의 병력으로는 이라크군의 예상보다 강한 저항을 뚫고 나가기에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행정부 고위 관리와 공화당 지도자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강경파로부터이라크전에 대한 잘못된 권고를 받고 있음을 설득시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트에 인용된 공화당 의원들은 91년 걸프전 때 미 합참의장을 지냈던 행정부내 온건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취하는 노선과 가까운 사람들이다. 익명의 정보기관, 국방부, 군 관리들을 인용한 이런 보도들은 이라크가 연합군에 예상외의 강력한 저항을 시작한 이후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난게임'의 일환이다. 부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전쟁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전쟁계획도 훌륭하며 바그다드를 점령하는데 이라크내 병력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비판가들은 은막뒤에서 언론매체들을 통해 광범위하게 그들의 다른 견해를 흘리고 있다. 이라크 지상군의 고위사령관인 윌리엄 왈라스 중장은 "전쟁에서 대항하는 적과는 다른 적, 그리고 광범위한 보급선은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난주 경고했다. 미 주간지 뉴요커는 최신판에서 "몇몇 전쟁 기획자들은 럼즈펠드 장관이 후세인정권을 무너뜨리려면 보다 많은 병력과 탱크를 이라크에 보내야 한다는 자신들의 권고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전쟁에 파병된 30만명은 사실 걸프전 때 병력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점을 이들은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럼즈펠드의 견해에 반대하는 익명의 관리, 정보 소식통들의 전술과 병력수준에 대한 의견과 함께 왈라스 중장의 코멘트를 실었다. 포스트에 인용된 한 정보관리는 "우리가 전쟁 이전에 수집했던 정보는 연합군이이라크에서 겪고 있는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다"며 "전쟁 기획자와 정책 입안자들이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점에 주의했는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분석가들도 "자신들의 견해가 이라크 전쟁에 대한 행정부의 전망에 적절하게 반영되지 못했다"고 거들었다. 뉴욕 타임스는 "전쟁에 관한 두가지 견해가 있다"며 중부군 사령부의 사람들과이라크내 현장 사령관들의 얘기가 엇갈린다는 점을 꼬집었다. 볼티모어 선지도 "미국 국민들은 미군 사령관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는 점을 믿는 것을 용서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척 헤이글 공화당 상원의원은 국방부의 민간인 지도부는 이라크 현지 사령관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 AFP = 연합뉴스) 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