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라크 결의안 표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는 7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를 앞두고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ㆍ검증ㆍ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이 이라크의 무장해제 협조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5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도 사거리를 위반한 불법무기로 밝혀진 알 사무드 2 미사일 파기 지시를 이라크가 지금까지 이행해온 데 대해 이는 "진정한 무장해제"라고 규정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또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관여한 과학자들 가운데 7명에 대해서는 완전히 `우리측 조건'에 따라 인터뷰를 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이런 인터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엔 사찰단은 이라크 과학자들이 정부측 감시인이 참관하지 않고 대화 내용이 녹음되지 않는 가운데 인터뷰를 진행할 있도록 요구해 왔으나 인터뷰 대상인 이라크과학자들은 정부측 감시인의 참관 또는 대화내용 녹음을 원한다고 주장해 사찰단과 마찰을 빚어왔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 과학자의 해외 인터뷰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기존에 협조 약속이 있었던 키프로스 이외에 다른 중동국가와도 사찰단과 이라크 과학자의 해외 인터뷰 장소 제공에 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일부 국가에서는망명을 원하는 이라크 과학자와 가족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제의도 해왔다"고 소개했다. 블릭스 위원장이 이틀 뒤 있을 안보리 보고에서도 무장해제에 관한 이라크의 협조 자세를 이처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경우 전쟁을 반대하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등의 입지는 매우 강화되는 반면 미국과 영국, 스페인이 제안한 결의안 통과는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언론은 미국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빌어 표결에서 승산이 없는 것이 확실해질 경우 미국 정부는 안보리에서 새 이라크 결의안 표결을 생략한 채 바로 이라크 전쟁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블릭스 위원장도 이라크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찰단의 안전을 책임진 UNMOVIC 위원장으로서 비상소개계획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이라크의 협조 자세를 "기만"이라고 일축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이라크가 인근의 빈국들에 생물, 화학 무기를 은닉해두고 있으며 알 사무드 2 미사일을 파기하는 동안에도 이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장비들을 감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장관은 "이라크가 진정으로 협조하고 있다면 이런 물자와 장비들을 내놨을 것"이라면서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은 마지막 기회를 내던졌다"고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