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비동맹운동(NAM) 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지없는 미국의 대(對)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성명이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에 참석중인 114개 참가국 대표들은 공식 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열린 예비회담에서 핵심 의제인 테러리즘과 이라크 사태, 북한 핵문제,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놓고 서로의 입장차를 조율하며 격론을 벌였다. 참가국들은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 주도의 전쟁에는 강력히 반대한다는데 만장일치로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성명 초안은 "우리는 국제평화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일방적인 무력사용 위협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내용을담고 있다. AFP통신이 입수한 성명 초안은 유엔 무기사찰단이 보고한 `중대한 진전'에 주목하면서 이라크의 협조를 환영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성명 내용은 아직 변경될 여지가 많지만 초안에는 이번 회의의 의장인 마하티르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누차 경고했던 바와 같이 "이라크 전쟁이 테러리즘과싸우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라크 참가단의 사에드 알-무사위 대표는 이라크전 발발시 아랍국가들이 미군에 시설이나 병참지원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 아랍연맹의 요구가 이번 회의에서승인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 아이디어가 모든 NAM 회원국들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것인지를지켜볼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는 일반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중동 국가의 대표는 이라크도 유엔 무장해제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있다는 확신을 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동국가 대표들은 오는 25일 정상회담후 발표될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별도의 성명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전범(戰犯)'으로 규정하자고 주장했으나 남미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에 반대해 논란을 빚고 있다. (콸라룸푸르 AP.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