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행정부 당시 급속한 관계개선을 보이던 북-미 관계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데 대해 빌 클린턴 정부 당시 대북정책 담당자들이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대화 정책을 폄으로써 2000년 10월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건배를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후 15개월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함으로써 북-미 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국에서는 통상 다른 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외교정책의 주요한 관점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지속성은 유지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북정책에 대해서만은 예외적으로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간에 180도 방향이 바뀌었다. 클린턴은 북한과 협력이 가능하다고 믿은 반면 부시는 항상 북한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우라늄 농축 방식의 핵무기를 계속 개발해 왔다는 점을 들어 클린턴 행정부가 올브라이트 장관을 북한에 보낸 정책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 정책 담당자들은 올브라이트의 방북은 정당한 것이었다며 당시의 대북 정책의 정당성을 옹호하면서 부시 행정부 대북 정책의 난맥상을 지적하고 있다. 올브라이트 장관과 함께 방북했던 웬디 셔먼 당시 대북조정관은 올브라이트의 방북은 경제원조를 대가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동결시키기는 기본 틀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셔먼은 미사일이 없으면 핵무기를 운반할 수단이 없는 셈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미국 및 선진국들과 경제 관계를 맺으면 그들은 잃을 것이 많아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나쁜 행동'을 할 가능성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셔먼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으로 규정한 것은 불행한 사태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94년의 제네바 핵합의를 옹호하면서 이것이 없었다면 북한은 현재 50-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역임한 이보 달더는 공화당 정부가 민주당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접근 노력을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치부한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달더는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제외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클린턴이라면 절대로 그같은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클린턴이 그같은 정책을 표명했더라면 공화당은 탄핵 청문회를 개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더는 또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2개에서 6개로 갑자기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 파월 장관이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