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이라크 북부의 3개 주요 비행장들에 대한 조사작업을 실시함으로써 처음으로 미국이 對이라크 군사행동을 계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CIA가 조사한 비행장들이 이라크내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 정권이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인 쿠르디스탄의 아르빌, 도후크, 술라이마니야 등 3개 도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라크간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병력과 무기를 받는데 이용될 수 있다고 한 이라크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달 말 이뤄진 CIA 요원들의 이들 3개 비행장에 대한 방문은 이라크 정부의 깊은 우려를 자아냈으며 미국의 對이라크 공격이 자신들의 안보를 위협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의 분노를 샀다고 신문은 말했다. CIA 요원들이 조사한 가장 큰 배행장은 쿠르디스탄내 최대도시로 이라크와의 전선에서 20여마일(32㎞) 떨어진 아르빌 인근에 있는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이 비행장은 지난 80년대 이라크 공군을 위해 건설된 길이 약 2.5㎞의 현대식활주로를 갖추고 있다"고 이라크 반군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다른 하나의 비행장은 서부 쿠르디스탄의 도후크 외곽 바마르니이에 있는 것으로 지난 91년 후세인 대통령 군대가 쿠르디스탄을 유린한 후 연합군측이 쿠르드족을 돕기위해 시작한 작전에 이용됐다. 또다른 비행장은 동부 쿠르디스탄의 술라이마니야주에 있는 것으로 이란과의 국경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미국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對이라크 공격의 한 시나리오는 아프가니스탄 공격에서와 같이 반군에게 공군력을 제공하는 것이나 쿠르드족 반군은 1만5천명에 불과해 40만명에 이르는 이라크군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해말 미 국무부 고위대표단이 쿠르디스탄을 방문했을 때 쿠르드족 최고위지도자들인 쿠르디스탄민주당 대표 마수드 바르자니와 쿠르디스탄애국동맹 대표 잘랄 알-탈라바니는 미국이 후세인을 전복할 의지가 있고 그럴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후세인에 반기를 들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CIA의 비행장 방문은 이 2명의 쿠르드족 지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고 신문은 이라크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CIA 방문 소식은 이 쿠르드족 지도자들에게 큰 소동을 초래했다. 알-탈라바니는 급히 다마스커스로 달려가 시리아 정부에 자신의 정당은 후세인 대통령 전복기도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고 바르자니는 쿠르디스탄 민주당의 고위 정치국원2명을 시리아에 보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