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경기침체는 언제나 고통스러우면서도 유익했다. 가정이나 기업들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안겨주지만 호황기에 축적된 과도한 재고와 채무부담과 같은 경제적인 불균형을 해소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이번 경기순환은 한가지 중요한 점에서 다르다. 미국의 무역적자와 이로 인한 거대한 대외 채무는 여전히 경제에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무역적자폭과 이에 따른 재정적 책임은 경기회복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제조업의 경기상승을 가로막을 것이다. 또 달러에 대한 잠재적인 문제점들을 연말께 노출시킬 수도 있다. 경기침체동안 통화가치는 대개 떨어지고 무역적자폭은 일반적으로 축소된다. 지난해 12월 무역적자는 2백53억달러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33억달러 줄어들었다. 그러나 축소폭의 상당부분은 유가하락에서 비롯됐다. 또 인플레이션을 감안했을 때 1년전 수준에 비해 줄어든 게 거의 없다. 놀랄만한 달러 강세로 인해 무역적자폭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미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한 2000년초 이래 무역에 가중치를 둔 달러는 12%나 평가절상됐다. 이는 1980년대 중반 "슈퍼 달러"이후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미국의 경기침체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2001년 3월 이후에도 달러가치는 거의 3%나 상승했다. 국내총생산(GDP)의 4%가 넘는 대외 채무를 지고 있는 국가의 침체기에 결코 나타나지 않던 현상이다. 달러의 상승은 외국인들이 여전히 미국의 자산을 매입하고 보유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만큼의 잠재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다른 경제가 없기 때문이다. 강한 달러는 또 미국이 인플레 위험없이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성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횡재"는 상당한 댓가를 치르고 있다. 현재 생산량의 약 20%를 수출하는 미 제조업계는 외국시장에서 상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강한 달러에 의해 앞으로 계속 고통받을 것이다. 또 미국보다 뒤쳐지는 세계 경제의 회복속도로 인해 미국 상품에 대한 대외 수요의 강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동시에 미국 시장의 수요 증가는 더 값싼 수입품들을 더 빠른 속도로 끌어들일 것이다. 이는 올해말 무역적자폭을 더욱 넓혀 놓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무역적자는 두가지 중 하나를 요구한다. 한가지는 고수익을 기대하는 외국 자본이 계속 증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달러가치가 크게 떨어져 미국의 무역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다. 급격한 달러약세는 2003년에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켜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지금 투자자들은 그렇게 멀리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경제의 밝은 회복 전망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내구재주문 제조업경기지수 등 최근 나온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희망적이다. 경제학자들도 1분기와 상반기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좋은 것이 무역수지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수출보다 수입을 34% 더 많이 하고 있다. 이는 올해 무역적자폭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수출이 수입보다 3분의 1이상 더 빨리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기때문이다. 무역적자가 확대됨에 다라 미국은 계속해서 전세계에 빚진 채무를 쌓아올릴 것이다. 내년말쯤이면 미국의 대외 채무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개념인 경상수지적자가 GDP의 5%를 넘어서게 될지도 모른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이 글은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 실린 "There's a Cloud inside That Silver Lining"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