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어 모은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미국의 유력한 시사 주간지 타임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Year)'을 둘러싸고 의견이 백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임은 '누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야 하나'라는 사이버 설문조사까지 실시했으며 23일 새벽 6시(한국시간 밤 8시)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막판까지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올해의 '올해의 인물'은 역대 미국 대통령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러전쟁총사령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9.11 연쇄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 그리고 9.11 사태가 낳은 또하나의 영웅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에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 붕괴 현장 구조단까지 가세해 4파전으로 압축됐다. 타임은 사이버 설문조사 참가자가 너무 많이 몰리자 "이미 의견을 충분히 접수했다"며 설문조사를 중단시킨 상태. 부시 대통령으로 낙착되면 지난해 대선 법정 공방에 이어 두 번째이며 줄리아니시장이나 구조단이 선정돼도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겠지만 문제는 빈 라덴이다. 올해의 마지막 타임지 표지를 빈 라덴 같은 사악한 인물이 장식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타임과 타임의 계열사인 CNN방송의 웹사이트에는 빈 라덴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쇄도하고 있으며 사이버 설문조사를 중단한 속사정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이나 줄리아니 시장이 아니라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있고 소방관, 경찰, 군인, 자원봉사자 등 9.11 사태의 숨은 주인공이 얼마든지 있는데 왜 하필이면 빈 라덴이냐는 게 반대론의 배경이다. 타임은 그러나 올해의 인물은 "훌륭하든 사악하든 가리지 않고 그 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을 선정하는 게 지난 1927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의원칙"이라며 아돌프 히틀러나 요시프 스탈린 같은 인물도 선정된 전례가 얼마든지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