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고 싶은 남의 신체적 특징이나 약점을 드러냄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도 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이 10일 53주년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일 '인권선생님'으로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의 교동초등학교 5학년 학생 26명을 상대로 '생활속에 녹아있는 인권'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인권바로세우기'가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놀리던 급우의 신체적 장애를 언급, 그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일화를 들려 주며 수업을 경청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자신의경험을 되풀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칠판에 크레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살색'과 검정, 흰색 종이를 각각 붙여놓은 뒤 흑인종, 백인종, 황인종 등 각 인종이 어떤 색을 살색으로 생각하는지를 물어봄으로써 무심코 사용하는 '살색'이라는 용어 밑바탕에 인종차별주의적 생각이 녹아있음을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앞서 영상수업에서 본 '나이가 어리다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어린이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문구를 공책에 써 놓은 양희정(초등 5.여)양은 "내가 흑인이었다면 우리나라에 와서 '살색'이라고 쓰여진 크레용을 보고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며 인권위원장 '할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