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반(反)탈레반군은 9일 오사마 빈 라덴의은신처로 알려진 토라 보라 지역에서 알-카에다 조직원들과 교전을 벌이며 빈 라덴추적을 계속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최후 보루였던 남부 칸다하르에서는 반탈레반 파벌들이 탈레반군 철수 이후 칸다하르에 대한 주도권 장악을 위해 서로 충돌하는 등 극심한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반탈레반군은 이날 잘랄라바드 남쪽 30㎞ 지점의 눈덮인 토라 보라 산악지대에서 미국 전투기들의 지원 폭격을 등에 업고 아랍계 알-카에다 조직원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하르자트 알리 반탈레반군 사령관은 "사흘전 알-카에다 포로를 사로잡았는데 빈라덴이 이곳에 숨어있다가 산 정상으로 이동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는 이곳에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사령관은 또 "우리는 오늘이나 내일쯤 대규모 공격을 단행할 것이며 내 생각에는 그들이 투항해올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빈 라덴을 곧 체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조건부 항복을 선언한 칸다하르에서도 탈레반과 알-카에다 지도부에 대한 검거 작전이 실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오마르의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해병대원들은 이날 칸다하르 인근 도로들을 봉쇄한 채 탈레반과 알-카에다조직 지도부 색출작업을 실시했으며 지난 2주간 아라비아해를 통과한 선박 200여척에 대해서도 수색작업을 벌였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도 주민들에게 빈 라덴과 오마르 체포를도와줄 것을 호소했으며 파키스탄 정부는 빈 라덴 등의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선 일대에 병력과 헬기를 추가로 배치했다. 그러나 굴 아그하 전 칸다하르 주지사와 물라 나키불라 사령관 등 반탈레반 사령관들은 칸다하르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며 교전까지 벌여 아그하 사령관측 병사5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 아프간이슬람통신(AIP)과 칸다하르를 빠져나온 피란민들은 현재 어떤 파벌도 칸다하르 통제권을 완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미국도 개입할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그하 전 칸다하르 주지사를 추종하는 병사들은 자신들이 칸다하르시를 장악했다면서 탈레반이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힌 나키불라 사령관 휘하 병력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칸다하르 주민들과 파키스탄 접경지역 소식통들은 탈레반 항복과 동시에 나키불라 사령관이 이끄는 병력이 먼저 시내에 진입했으며 곧 이어 아그하 사령관측 병력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카르자이 수반은 양측이 협상을 통해 이 지역을 통치하게 될 공동협의회를 구성토록 유도하기 위해 9일 칸다하르를 방문했다. 한편 유엔은 아프간내 치안유지를 위한 다국적 평화유지군 구성에 앞서 준비작업을 수행할 7명의 실사단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병참과 보안상황 등을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불 AFP.AP=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