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평촌신도시에 설치된 지하보도가 시민들의 이용기피로 무용지물화 되면서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24일 시(市)에 따르면 한국토지공사는 보행자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90억여원을 들여 지난 92년부터 3년간 부림동 3곳, 범계.귀인동 각 2곳 등 평촌신도시에 모두 9개의 지하보도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들 지하보도는 주변 건물 및 인도와 연계성이 부족하고 여타 지하보도에 비해 지나치게 깊고 길어 보행자들이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안양시가 최근 이들 지하보도에 대해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평촌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앞 지하보도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 단 한 명도 이용하지 않은 것을 비롯,오후 6∼8시 2명, 오후 4∼6시, 오후 8∼10시 각 3명이 통행하는 등 하루 종일 38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또 갈산동 자유센터 앞에 설치된 지하보도 역시 낮 12∼2시 3명, 오후 6∼8시 4명 등 하루 이용객이 55명에 그쳤다. 이밖에 범계동 새마을금고연합 앞 지하보도는 하루 이용객이 188명에 그쳤고 신촌동 신기중학교 앞 지하보도와 부림동 조선일보사 앞 지하보도 역시 하루 통행인파가 각각 215명과 372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통행량이 극소수에 불과한 가운데 일부 비행청소년들은 지하보도 한가운데서 담배를 피우는 등 비행장소로 전락하고 있고 대부분의 보행자들은 도로를 무단횡단하거나 멀리 떨어진 횡단 보도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 김모(23.여)씨는 "지하보도가 지하철 보도와 같이 너무 깊고 길이도 길어이용이 불편한 데다 일부 청소년들이 지하보도 한가운데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소란을 피워 멀리 떨어진 횡단 보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지하보도에 대한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통행량이 너무 적어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안양=연합뉴스) 강창구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