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일본에 ADSL(비대칭 디지털가입자망)방식의 초고속인터넷 장비와 기술을 수출한다. 이는 ADSL에 관한한 한국이 최강국이라는 각종 통계를 뒷받침해줄 뿐 아니라 IT(정보기술)분야에서 일본에 기술까지 수출하는 드문 사례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통신 일본 현지법인인 KTJC의 문행규 사장은 4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NTT 계열의 초고속인터넷 전문업체인 NTT아카에 연말까지 20만회선 분량의 ADSL 모뎀과 DSLAM(분배기)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수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 사장은 "단순히 장비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ADSL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수익금을 나눠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ADSL 유지·보수를 한국통신이 맡는 방안에 관해서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통신은 NTT측에 ADSL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일본에 적합한 장비를 개발해둔 국내 장비업체와 협의하고 있다. 이 업체와 계약을 맺고 나면 일본 정부의 형식승인을 받아 7월께부터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금년말까지 수출액은 1백억엔(1천억여원)이다. 한국통신은 일본에서 직접 ADSL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문 사장은 "일본의 또다른 통신사업자와 ADSL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 경우 한국통신 브랜드로 서비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 사장은 "일본 통신업계에서는 ADSL에 관한한 한국이 2,3년 앞서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한국통신으로부터 통신망 설계에서 유지·보수에 이르는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음으로써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ADSL을 보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고속인터넷을 ISDN(종합정보통신망) 위주로 보급한 탓에 ADSL 가입자는 5월말현재 20만명에 불과하나 금년말까지 2백만명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ADSL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광대역 인터넷(ADSL등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에서 30개 회원국중 1위에 올라 있다. 한국통신은 가입자수에서 세계 최대의 ADSL 서비스업체로 5월말 현재 가입자수가 2백81만명(시장점유율 47%)에 달했으며 금년말에는 3백84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