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인터넷도 말로 한다"

음성인식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들이 최근 줄줄이 선보이면서 자판이나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렸다.

말로 하는 인터넷 시대를 연 선두주자는 보이스닉(대표 차정만, www.voicenic.co.kr).

이 회사는 지난달 20일 음성 웹브라우저 "세이저"를 내놓고 1만7천여개에 달하는 음성도메인을 서비스하고 있다.

음성도메인은 문자도메인 대신 음성으로 도메인을 말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

예컨대 한국경제신문사 홈페이지로 이동하기 위해 주소입력창에 "www.hankyung.com"을 쳐넣지 않고 "한국경제신문" 혹은 "한경닷컴"이라고 말하면 된다.

게다가 링크돼 있는 그림이나 글로도 "말 한마디"로 자유자재로 이동해 갈 수 있다.

화면이동이나 윈도닫기 등도 말만 하면 된다.

또 인터넷 익스플로러 자체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어 화면을 키우거나 글자 포인트를 키우는 작업까지 말로 간단히 해결된다.

음성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우선 음성웹브라우저 세이저를 설치해야 한다.

보이스닉은 현재 자사의 홈페이지와 심마니(www.simmani.co.kr) 예스프라이스(www.yesprice.co.kr) 도메인1004(www.voicedom.co.kr) 7DC(www.7dc.com) 등에서 세이저를 무료로 배포중이다.

하지만 말로 하는 인터넷은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하다.

컴퓨터에 익숙한 네티즌들의 경우 말보다는 마우스나 자판을 이용하는게 더 편리하다고 느끼기 때문.

이에대해 차정만 사장은 "이달말께 아이돔 컴퓨터의 음성인식 컴퓨터가 판매되면 음성인터넷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컴퓨터로는 시작 프로그램부터 인터넷까지 "말"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말로 하는 인터넷 게시판 서비스도 인기다.

커뮤니티사이트 세이클럽(www.sayclub.com)과 프리챌(www.freechal.com)의 동호회 음성게시판이 그것.

세이클럽 각 동호회의 음성게시판은 전화와 연동돼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 전화(800-3232)를 걸어 게시물을 등록하거나 확인할 수 있다.

정보검색도 말로 이뤄지고 있다.

011 무선인터넷 엔탑 가입자들은 엔탑보이스에 접속한뒤 원하는 정보를 말하면 해당정보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이달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다.

음성포털사이트 보이시안(www.voician.com)에서는 음성메일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하지만 음성 인터넷이 보편화되려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

기술방식이나 표준안이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

다국어 인식 등에 대한 통일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서비스가 음성인터넷 일반화 여부를 가리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