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과연 이래도 좋은지 국회의원은 물론 모든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국회가 개점휴업상태를 보인지 오래다.

그런데도 9월1일부터 열리도록 돼있는 정기국회마저 제대로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하니 한심한 노릇이다.

국회법 강행처리로 대치국면을 보여 온 여야가 이번에는 느닷없이 불거진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으로 대립이 더욱 첨예화돼 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야당 일각에서는 정기국회에 안들어 갈수도 있다는 초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쯤되면 누구를 위한 국회이고,누구를 위한 정치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사회의 크나 큰 병폐 가운데 하나가 지나친 집단이기주의라는 사실은 최근의 여러가지 사례에서 국민 모두가 절실하게 체험한바 있다.

그런데 요즈음의 정치권 행태를 보면 그같은 집단이기주의의 극치를 보는 것같아 불쾌하기 이를데 없다.

물론 여야는 서로 다른 정치집단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무엇이든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고 비판하는 것은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할 일은 하면서 서로의 시비를 가리는 것이 옳다.

어떤 이유로도 국회가 법안심의라는 본분을 외면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국회가 민생을 외면해선 안된다는 주문을 꾸준히 제기해 왔고,특히 새로 구성된 16대 국회는 다소나마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그같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안을 비롯해 수많은 민생법안들이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데도 여야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얽매여 극한대치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예전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것같다.

국회의원들은 민생을 볼모로 하는 정당이기주의를 하루빨리 떨쳐 버리고 본연의 임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는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의사들의 폐업·파업으로 죄없는 백성들의 고귀한 생명이 단축되는 불행한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가 하면 경제는 경기후퇴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등 불안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경제위기의 재발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회는 법안심의를 통해 사회 각계 각층의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 그 본분이다.

그런데도 국회는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소속정당의 이익챙기기에 열심이다.

과연 이래도 되는지 국회의원들 스스로 심사숙고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