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사흘째인 29일에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연설에 나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그런 한편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스위스
당국의 경비망을 뚫고 시위를 벌여 다보스 시내가 폭력으로 얼룩졌다.

<>.29일 다보스에 도착해 반나절 정도를 머문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무역자유화만이 개도국들이 자신들의 몫을 챙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무역자유화와 시장개방을 강력히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이날 모인 세계 각국의 지도급인사들에게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각국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세계화를 반대하는 사람에게도 주장을
펼 권리를 부여해 그들을 건설적인 동반자로 만들도록 노력하자"고 역설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러나 WTO는 국제교역 문제를 다루는 합법적인 기관
이라며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지는 않음을 명백히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애틀에서 벌어졌던 세계무역기구(WTO)반대시위에 대해
"시위대들은 당시 그들끼리도 이해관계가 상충됐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또 1시간에 걸친 연설을 통해 중국의 WTO 가입에 대해서도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스키 복장을 입고 관광객으로 가장한 시위대는 스위스와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버스를 타고 다보스에 도착했다.

회담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위대는 다보스 경찰을 향해 나무와 병,
눈덩이 등을 던지고 맥도널드 햄버거가게의 유리창을 박살낸 뒤 중심가 진출
을 시도했다.

이들은 "양키 클린턴, 집으로 돌아가라"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다보스의
도르프 기차역에서부터 시내 중심가를 향해 행진했다.

장갑차로 거리를 봉쇄했던 진압경찰은 이들이 접근하자 허공을 향해 경고
사격을 한데 이어 최루탄을 발사하며 저지했다.

WEF총회 회의장에서 약 1km떨어진 시위현장에서는 경찰관 1명이 땅바닥에
누운 채 치료를 받았다.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포럼에 참가한 클린턴 대통령은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시내 반대편의 호텔에 머물다가 오후 5시45분께(현지시각)
자동차편으로 취리히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각국의 저명한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경제에
대해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해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향후 시장진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케네스 커티스 도이치방크 이사(아.태지역본부장)는 "한국의 경제위기는
확실히 끝났다"며 "26개월전만해도 지급불능의 빈털털이였지만 신속한 대응책
을 마련해 단시일내 위기를 극복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커티스 이사는 또 "원화가 1천원까지 절상돼도 수출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며 "정부의 시장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필립 술리 알스톰 부회장은 "정보통신.인터넷 혁명은 한국으로 하여금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술리 부회장은 "한국은 시장자체의 잠재력은 물론이고 동북아 지역 진출의
교두보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기지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알스톰은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앞으로 수년 동안은 콘텐츠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터넷업체는 인수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게이츠 회장은 30일 다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MS는 당분간 콘텐츠
사업을 주로하는 인터넷업체를 사들일 생각이 없다"고 언급하고 그러나
"다른 분야의 인터넷업체들과는 계속적으로 제휴협정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다보스=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