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 팔지 않고 한 곳에만 집중한다"

1895년 안경 기술자 제이콥 바슈( Jacob Bausch )와 자본가 헨리 롬
( Henry Lomb )은 미국 로체스터시에서 작은 렌즈 회사를 하나 만든다.

이 회사의 이름은 "바슈 롬".

전세계 35개국에 지사와 1만3천여명의 임직원을 가진 세계 최대의 콘택트
렌즈 전문기업의 탄생이었다.

지난해 23억6천3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2억9천만달러의 순이익을 남긴 이
회사는 30년대에 "레이-밴( Ray ban )"이라는 선글라스를 첫 개발했다.

지난 71년엔 세계 최초로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상용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슈 롬(회장 존 카펜트)은 지난 6월 선글라스의 대명사로 불리던
레이-밴 사업부를 이탈리아의 안경테 제조업체 룩소티카 그룹에 6억4천만달러
를 받고 팔았다.

레이-밴은 지난 한햇동안 4억5천6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세계 고급
선글라스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던 효자 브랜드.

그런데도 바슈 롬이 이 사업부를 매각한 것은 "눈과 관련된 세계 최고의
제품만을 만든다( No. 1 in the Eyes of the World )"는 기업이념 때문이다.

애초 항공기 조종사들의 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선글라스가 이젠
패션 소품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따라서 더 이상 새로운 렌즈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바슈 롬은 <>70년대 안경테 부문 <>80년대 현미경 등 광학기기 부문
<>98년 피부사업부 등을 매각한 데 이어 원조 사업부인 레이-밴까지 포기하면
서 콘택트렌즈와 렌즈관리 용품 사업에만 핵심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런 "한 우물 파기"전략에 힘입어 바슈 롬은 전세계 콘택트렌즈와 렌즈
관련 관리용품 시장의 22%(98년 기준)를 차지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슈 롬이 한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 83년.

영한상사(대표 이철영)가 바슈 롬 제품을 수입.판매하기 시작하면서다.

지난 87년엔 영한상사와 합작으로 충북 음성에 생산법인 "바슈 롬 코리아"를
설립했다.

작년 7월엔 미국 바슈 롬 본사가 영한상사의 지분 50%를 매입, 아예 합작사
"영한-바슈 롬"을 만들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이 회사는 <>다목적 렌즈관리 용액 "리뉴 멀티 플러스" <>3개월용 난시 렌즈
"토릭66" <>하루용 렌즈 "소프렌즈 원데이" 등을 포함, 국내에서 유일하게
렌즈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역시 한가지 주제 "눈"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다.

(02)585-2081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