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전화기 숫자판에 알파벳이 적혀 있다.

처음엔 무슨 용도인지 몰랐다.

그런데 알고보니 참 재미있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TV에 광고를 낼때 자사 전화번호를 문자로 표시한다.

예를들면 제네럴 일렉트릭사가 광고를 할 경우 소비자들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수신자부담전화로 1-800-GENERAL을 이용해 달라고 하는 식이다.

전화를 걸때는 해당철자가 있는 번호를 그냥 누르기만 하면 된다.

물론 해당회사는 전화국과 계약, 고유번호를 갖고 있는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참으로 편한 일이다.

요즘은 전화국번이 4자리인 경우가 많아 여러 번호를 기억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전화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한다.

우리글의 자음은 14개지만 된소리나 격한 소리는 한데 묶어 10개의 번호판
에 붙일 수 있다.

1-ㄱ,ㅋ 2-ㄴ 3-ㄷ,ㅌ 4-ㄹ 5-ㅁ 6-ㅂ,ㅍ 7-ㅅ 8-ㅇ 9-ㅈ,ㅊ 10-ㅎ이다.

예를 들어 어떤 중국음식점이 전화번호를 "1234-신속배달"로 광고할 경우
소비자들은 1234에 이어 첫 자음인 이 적힌 번호판을 누르면 되는 것이다.
(실제번호는 1234-7763이 된다)

또 어떤 페인트가게가 "1234-알록달록"으로 광고하면 소비자들은
1234-ㅇㄹㄷㄹ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이 방법이 실용화되어 한글사랑의 한 방편이 되었으면 싶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겠지만 곧 익숙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김종우 < 유니텔 JSBA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