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는 지난해 1천2백73만7천t으로 사상최대 수주를 기록한 것에 비해
올해는 수주물량이 줄었지만 금액으로는 1백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수출선 수주량은 6백83만3천t(총t)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2%가량 줄었으나 이 역시 적지 않은 물량이다.

수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많다.

수주받은 물량이 착착 건조되고 있는 것이다.

배가 건조되는 대로 선주사로부터 대금을 받기 때문에 사정은 작년보다도
지금이 더 낫다고 봐야 한다.

올들어 9월까지 수출선 건조실적은 5백67만7천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7%가 늘었다.

현재 주요 조선업체들의 수주잔량은 2년치를 웃돌고 있다.

독을 풀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2년을 넘으니 그때까지 일감 걱정은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려면 수주가 받쳐줘야 한다.

그렇다고 마구잡이 저가수주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선가가 내려가는 추세여서 가격경쟁 양상이 지속되면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엔화가치가 올라 라이벌 일본업체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적어도 2년후를 내다보고 수주영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등락이
수주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엔화의 고평가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국내업체들은 가격경쟁에
따른 선가하락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당장 일본업체들은 엔고에 따라 조선 수주가 줄어들까봐 걱정하고 있다.

일본선박수출조합이 발표한 98년 1~9월 수출선 수주실적은 1백12척 5백47만t
으로 한국의 1백23척 6백83만3천t에 비해 총t수에서 20%나 밑돌고 있다.

더욱이 최근 엔고추세로 원가면에서 상당히 불리해졌다.

일본업체들은 엔고 상황에서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3백원대를 유지한다면
한국업체들이 일본에 비해 매우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이때문에 98년의 신조선 수주에서는 한국이 세계1위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국내업체들이 환율요인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세계적인 경제침체가 선주사들의 발주에 악영향을 미쳐 선가하락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

이때문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당장의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나름의 수주
전략과 원가절감방안 등을 마련해 어려운 때에 대비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