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도 수천가지 제품이 새로 탄생한다.

그중 극히 일부 제품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 히트상품으로 떠오르는가하면
대부분의 제품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못한채 소리없이 사라져간다.

이 때문에 신제품이 히트를 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게 업계의 통설이다.

히트상품이 되기위해선 품질 가격 마케팅의 3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 3가지 조건은 경제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어우러져야
히트상품 반열에 오를수있다.

소비자가 처한 시대상황에 적절히 대응해주는 상품이어야한다는 말이다.

일찍이 경험해보지못한 IMF시대에 기업이 성공하기위해선 새로운 상품전략을
짜지않으면 안된다.

우선 상품개발전략에서 군살빼기가 과감히 이뤄져야한다.

군살빼기의 형태는 두가지다.

하나는 새로운 제품을 가급적 내놓지않는 모델절약형과 버블기능은 빼고
기본기능을 강조한 기본 충실형이다.

일본의 경우 마쓰시타전기는 버블붕괴 이후 불황의 골이 깊어진 지난 93년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가전제품 6천가지를 1천가지로
줄이는 작업을 벌였다.

당시 히타치사도 TV모델 종류를 절반으로 줄였다.

우리나라의 동양제과도 자사상표 가운데 20%의 제품으로 80%의 매출을
올린다는 코아브랜드 전략을 구사, 상당한 순익을 창출했다.

기본 충실형도 불황기엔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히타치사는 지난 94년 바닥의 야채칸을 냉장고 가운데로 옮긴 "하신구라
(중심장)"를 내놓아 냉장고 매출을 40%나 끌어올렸다.

자동차업체 닛산도 작동버튼의 수를 늘리는 각종 부품을 40%까지 없앴다.

이같은 기본 충실의 전략아래 92년 선보인 소형자동차 "마치"는 불황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엔진의 배기량을 줄이고 각종 보조장치를 과감히 생략한 것이다.

속도감보다는 승차감에 주안점을 두고 가격도 낮췄다.

삼성 대우 LG 등 우리나라 가전사들의 경우에도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표방,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두번째 성공전략은 저가상품 개발이다.

가격거품을 제거하고 제조원가를 철저히 다운시킨 제품이어야 성공한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가전업체들이 기본 기능을 강조하는 것도 저가지향정책과 무관하지않다.

별 쓸모없는 기능을 없애 제조원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상품동향과 관련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일본 잡지 "트렌디"는 지난
10년간의 일본 히트상품들을 정리하면서 이 기간동안 가장 위력을 발휘한
것은 저가상품들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저가상품의 붐은 당장 백화점 약세, 할인점 강세라는 유통업계의 양극화
현상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있다.

유통업체들이 광고판촉비를 절감, 일반 제품보다 30%이상 가격을 낮춘 PB
(자체상표)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구체적인 사례라 할수있다.

쓸 돈이 없는 상황에선 유명 브랜드제품도 소비자들에게 한낱 거품으로
비쳐질수있다.

과학적인 마케팅력을 자랑하는 맥도널드사는 일본시장에서 지난 95년
외식수요가 급격히 줄었을때 1백엔짜리 햄버거를 80엔으로 낮추고 이름도
아예 "80엔 햄버거"로 정해 대대적인 선전공세를 폈다.

이에따라 그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4% 늘어난 3천1백억엔에 이르렀다.

맥도널드는 이같은 저가전략을 우리나라에도 도입, 1천원이면 한끼를
푸짐하게 책임진다는 판촉전략을 구사하고있다.

세번째는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자기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라는 얘기다.

남 뒤만 좇아서는 성공도 생존도 기약할수없다.

우리보다 앞서 복합불황을 겪고있는 일본의 경우를 보자.

지난 95년 혼다자동차는 "오딧세이"를 그해 히트상품으로 등극시켰다.

신세대가정에 적합한 패밀리카라는 컨셉트를 창조해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다.

유통망에도 틈새시장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제일제당이 내놓은 화장품 "식물나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화장품이라면 으레 백화점이나 전문점을 이용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슈퍼마켓이란 새로운 틈새유통망을 개척해냈다.

제일제당이 개척한 화장품의 슈퍼시장은 태평양 LG생활건강 등 선발업체들이
잇따라 참여, 연간 1천억원이 넘는 거대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 강창동 기자 cd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