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의 자동차 메이커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북미지역에서 생산을 전면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일 플린트 금속공장에서 시작된 GM의 파업은 현재 미국 캐나다
멕시코등 북미 29개 생산공장중 23개로 확산된 상태다.

파업으로 약 10만5천5백명의 근로자들도 일손을 놓게 됐다.

북미지역의 생산량도 이달들어 하루 2천8백대밖에 안돼 작년 6월
(2만2천5백대)보다 88%나 줄어 들었다.

문제의 발단은 회사 측의 생산설비 해외 이전계획.

생산비 절감을 위해 생산라인을 태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또는 멕시코로
옮기겠다는 것.

실직을 우려한 근로자들은 생산라인 이전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들고 나섰다.

GM의 올1.4분기 순익은 지난해보다 7%나 떨어졌다.

이는 포드나 크라이슬러등 경쟁업체들이 구조조정에 성공, 지난해보다
순익이 각각 15%와 2%씩 증가한데 비해 대조적인 모습이다.

GM 경영진측에서 보면 아직 경쟁사에 비해 매출이 많긴 하지만 추적을
따돌리려면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공장을 코스트가 싼 지역으로 옮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표가 나가자 GM노조뿐 아니라 전미자동차노조(UAW)도 발끈하고
나섰다.

GM을 필두로 한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생산비절감"이라는 명분하에 모두
해외로 떠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미국 전역의 자동차업계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GM 파업문제가 내부문제를 넘어서 미국의 자동차 업계 노.사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만 것이다.

문제가 커지자 클린턴 대통령도 양측의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19일 경제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GM 노.사 양측이 조속한
시일내에 협상을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고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묘안이 없어 보인다.

GM의 파업사태는 오는 28일이 협상의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부터 시작되는 연례적인 2주간의 여름철 조업중단시즌을 앞두고
28일에 마지막 협상이 벌어지기 때문.

GM 노조와 UAW측은 이번주 총회를 갖고 협상전략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만일 이때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GM의 생산중단은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지게 된다.

< 박수진 기자.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