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은 3일 11개 회원국이 참가하는 유럽통화동맹(EMU)을
내년 1월1일 출범시키기로 공식선언하고 초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빔 뒤젠베르그 유럽통화기구 의장을 지명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총재 지명과정에서 회원국간에 심한 알력이 빚어져
유러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EU 15개국 지도자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특별정상회담에서
예정대로 EMU 출범을 확정했다.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부총재와 4명의 집행이사도 확정했다.

또 EMU에 참가하는 국가의 화페교환비율은 현재의 중심환율을 그대로 적용
하기로 했다.

이로써 2억9천만명의 인구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9.4%, 세계무역의
18.4%를 차지하는 거대 단일통화권이 당초 예정대로 탄생하게 됐으며 전세계
금융시장과 경제판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EU 의장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회의를 마친뒤 기자회견에서
"유러화는 강한 통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 초대총재와 관련, 뒤젠베르그를 지명했으나 임기 8년중
적절한 시기에 물러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후임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장 클로드 트리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맡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초재지명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같이 초대총재부터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됨에 따라 ECB의 독립성과 신뢰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일통화 참가국은 벨기에, 독일,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핀란드 등 11개국이며 영국과
그리스, 덴마크, 스웨덴은 불참했다.

< 브뤼셀=강혜구 특파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