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우주가 대폭발에 의해 생겼다는
소위 "우주 빅뱅 기원설"을 주장했다.

그후 "빅뱅"이란 말은 1986년10월에 있었던 영국의 금융제도개혁을
우주 대폭발에 비유해 표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시민권"을 얻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빅뱅이란 말은 파괴적인 폭발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를 위한
변화로 이해되고 있다.

이처럼 우주가 빅뱅에 의해 생성되고 새로운 금융환경도 금융빅뱅에 의해
가능했듯이, 새로운 고용환경 또한 고용빅뱅에 의하여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고용빅뱅은 첫째 노동인구의 고령화, 둘째 출산율 저하에 따른 노동력
구조의 변화, 셋째 노동시장의 유동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데 우리의
경우는 노동시장의 유동화가 화두라고 하겠다.

기존의 노동관련 법규는 근로자의 해고를 불가능케 해왔고, 근로자
파견문제만 해도 아직 법적 뒷받침이 없어 그간 우리의 고용시장은 극도로
경직되었었다.

이러한 고용시장의 경직성은 기업의 리엔지니어링과 같은 선진 경영혁신
기법의 도입을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을 저해함으로써
기업부실의 한 요인이 되었다고 할수 있다.

다시 말해 단기적으로는 고용량을 일정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했으나
그 과정에서 인력의 거품현상을 발생시켰으며, 이러한 거품들이 쌓여서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도산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볼때 전체 고용수준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현재의 근로기준법 아래에서는 실직은 곧 무능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어
개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로부터도 이해를
받지 못하는 처지이다.

게다가 전직이나 재취업도 어려운 형편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유동화를 꾀하는 고용 빅뱅이 이루어져 새로운
고용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야말로 사회 전체적으로 이로운 일이 된다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