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7일 프랑스및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EU)의 새 시대를 여는 주도국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유럽방문 길에 나선 로빈 쿡 신임 외무장관은 이날 에르베 드 샤레트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난 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집권한 영국의 노동당
새 정부가 실각한보수당 전정부의 반EU 정책과 결별할 것이라고 밝히고
"오늘부터 영국과 EU회원국간 새시대가 열리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내달 27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EU의
장래문제에 대해 회원국들과 합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쿡 장관은 그러나 EU 장래와 관련해 핵심쟁점중 하나인 유럽단일통화(유로,
EURO) 추진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파리 방문에 이어 본에서 클라우스 킨켈 독일외무장관을 만난 자리
에서 영국은 유로를 채택할 첫번째 국가 그룹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영국은 유로를 오는 99년 예정대로 출범시키기 위해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독일, 프랑스와는 달리 전통적으로 회의적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따라 노동당 역시 유로 가입문제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총선공약으로 내걸었었다.

쿡 장관은 킨켈과의 회담에서 이란 지도자들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베를린 판결사건이후 유럽국가들과 긴장관계에 놓인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 독일과 굳게 협력할 것임을 다짐했다.

한편 영국, 프랑스및 독일은 이날 연쇄적으로 이뤄진 3국 외무장관 회담
에서 대인지뢰금지를 달성하기 위해 3국이 협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3자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