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시대의 특징은 적자생존의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업은 경쟁력의 우위를 유지할수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새로운 기술과 제품은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기업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더욱 치열한 경쟁속으로 뛰어들게 만든다.

그동안 외형극대화에 치중한 경영을 해오던 국내 대기업들이 장기적
수익성과 부가가치창출 등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목표를 변경하고
있는 것도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국내외에서 확고한 기반을 향유했던 대기업들도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경쟁에 이길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재계의 라이벌 현대와 삼성이 석유화학사업에서 원료교환용
공동파이프라인을 개설하는 등 상호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자금까지 신.증설 경쟁을 벌여온 기업간에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기타 유화업체들에도 전략적 제휴바람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대우자동차는 93년 자본합작관계를 청산한바 있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차종을 바꿔 생산하는 상호 차종교환생산에 나서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대우는 GM이 진출해 있지 않은 지역의 현지공장에서 GM차를 생산해주는
대신 대우공장이 없는 지역에서는 GM이 대우차를 생산해주는 방식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끼리 필요에 따라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동반자 관계를 청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례는 흔히 있는 일이다.

제휴관계를 맺는 것은 혼자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제휴관계의 청산사례는 주로 세계적 유명상표를 가진 다국적기업들이
국내기업과 제휴, 시장기반을 다져오다가 국내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나서
경쟁력에 자신있다고 판단하고 직판체제로 전환한데에서 찾을수 있다.

이경우 국내기업은 외국기업의 국내진출을 뒷바라지하고 시장까지
빼앗기는 결과를 빚었다.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를 하는 동기는 비용절감, 기술적 애로극복, 판로확보
등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고 제휴형태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전략적 제휴만으로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자경영을 하든 전략적 제휴를 하든 경쟁력을 갖지 않은 기업은 당하게
마련이다.

유명상표를 가진 외국기업들이 국내기업과 제휴한후 결별하는 과정에서
우리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외국기업에 당했다.

하지만 고유한 독자기술로 일류상품을 만들 능력을 키우지 않은채
전력적 제휴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수 없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남긴
것이다.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사례가 나타나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고유한 기술을 쌓아가야 살아남는다.

우리는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