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철 < 청주대 경영학 교수 >

얼마전 대학생들과 함께 일본의 규슈지방 이곳저곳을 다녀볼 기회가
있었다.

이 여행은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배를 타고 다녀온 것이나, 일본에서
3박을 모두 일반 호텔이 아닌 "청(소)년 자연의 집"에서 묵었다는 점이
여느 여행과 달랐다.

후쿠오카시와 인근 지역을 다니면서 돌아 본 유적지들은 특이한 문화들
이었다.

특히 규슈지방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일찍부터 우리의 백제문화
를 받아들인 점이나 임진왜란당시 풍신수길이 전진기지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감회를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이 여행에서 일본의 합리적이고 현대화된 사회를 많이 느끼는 기회를
가졌지만 일본의 청소년들을 위한 수련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3일동안 일본의 "국립야수고원소년자연의 집"과 "국립아소청년의 집"에
머무르면서 시설들이나 청소년들의 심신단련을 위한 프로그램들에 감탄
하였다.

먼저 국립야수고원소년자연의 집에서는 유치원생에서부터 중고등학생들에
이르는 학생들이 며칠씩 자연과 벗하며 집단생활에서 질서의식도 익히고
스스로 생활하는 자립심도 키우는 모습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생활하고 있는
현실과 너무나 비교가 되었다.

우주의 신비를 익힐 수 있는 우주과학실, 마음껏 뛰놀수 있는 실내체육관,
공예실, 자연을 관찰할수 있는 대자연, 목욕탕, 자율식당등은 이곳에서의
생활에 전혀 불편이 없을뿐만이 아니라 동심의 세계를 마음껏 펼쳐보는
꿈의 수련장이라 생각되었다.

또 화산으로 유명한 아소지방은 말 그대로 화산으로 이루어진 구릉이었는데
그 둘레가 수백km나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 지역에 위치한 국립아소청년의 집은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큰 강당을 구비하고 있었다.

이 집에는 목욕탕 식당은 물론 음악실 시청각실 실내체육관 무도관 자연원
야외썰매장 천체망원경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이곳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세끼식사와 잠자리까지 포함해 모두 2만원
이내였다.

이집에 처음 입소하면 강당에 관리인이 나와 환영인사와 함께 생활하는
일정과 규칙 및 잠자리 정돈하는 것까지 세심한 안내를 한다.

이런 시설이 일본에는 국립만 약 50개가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시설은 훨씬 많다고 한다.

숙소를 떠날때 시설관리인들이 모두 나와 버스가 사라질때까지 인사하는
모습은 일본인의 친절한 인상을 외국인에게 심어주는 훌륭한 외교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들의 숫자는 모두 7~8명에 불과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한국안내자가 하는 말이 얼마전 우리나라의 어떤
단체가 사용하고 난 후 침구등의 정돈이 안되어 이 집의 모든 관리인이
하루종일 정돈하였다며, 다시는 이들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곤
얼굴이 화끈거렸다.

최근 우리의 관광문화가 점점 위축되며 외국에서 집중적인 성토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정부가 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을 위한
5대국책사업에 20조원을 투자하려는 계획이상으로 여러 교육세들을 통하여
문화의 인프라 구축에 발벗고 나설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